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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한류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 한국인들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좋아졌다 한다. 한국을 가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고, 한국말을 배우고 싶은 사람도 많이 늘었다. 한국 음식의 인기도 놀라울 정도다. 덕분에 한국 관광객들은 일본 어디서나 우쭐해볼 수 있는 그런 기분도 가져 본단다. 정말 예전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은 한국인을 이제 ‘나쁜 타자’의 범주에서 벗어나게 해준 것일까? 혹 다른 타자들을 찾아서 그 범주 안에 가둔 것은 아닐까? 아직 한국은 완전히 그 나쁜 타자 범주에서 벗어난 것 같지는 않다. 혐한류, 혐한론 등이 아직 등장하는 것을 보면 오래 전부터 있던 한국 이미지가 쉽게 씻어지지는 않은 것 같다. 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숨어 있다고 그렇게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욘사마와 함께 서울, 춘천, 남이섬 등이 일본인들의 안방에 들어가자 한국은 곧 서울과 그 근교로 정리되기 시작했다. 전에는 몰랐지만 화려한 도심이 있고, 그곳을 벗어나면 자연이 있고, 또 시간을 조금만 뒤로 돌리면 일본인들이 살았던 먼 과거가 있는 그런 곳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일본인으로서는 그야말로 한국의 재발견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한국을 재발견하고, 서울과 그 근교로 정리하기 시작하면서 한반도의 또 다른 한 군데가 분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들에게는 오랫동안 잘 구분되지 않던 북한(키타 조센)이 가깝게, 나쁜 이웃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일본인 납치 문제, 핵 문제 등으로 인해 나쁜 이웃이 뻔해지고, 그 나쁜 이웃과 가까운 일본 내 자이니치에 주목하게 된다.
북한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데 큰 기여를 한 정대세 선수를 보자. 그는 현재 일본 J 리그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국적은 북한(북조선)으로 되어 있어 국가대표 경기는 북한을 위해 뛴다. 그의 형님은 현재 한국의 프로축구 2부팀인 험멜의 선수로 활약 중이다. 그의 형은 한국 국적을 가진 모양이다. 그러니까 같은 집안에서도 서로 다른 국적의 식구들이 한데 어울려 산다. 심지어는 한국적, 북한국적, 일본국적, 혹은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조선국적 등등을 나눠가진 식구들도 있다. 그런데 일본인들은 한 가족 안에서 서로 다른 국적을 가짐을 이해하는 대신, 어느 한 쪽을 두드리며 새로운 나쁜 타자 부르기를 행하고 있다. 북한, 북한인들, 북한 국적을 가진 자이니치들, 그들이 세운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 그들이 입는 옷들(특히 치마저고리) 등등을 나쁜 것으로 범주화하고 있다. 한류로 인해 서울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생긴 일이다.
일본의 북한 때리기, 한국 좋게 보아주기는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사건이다. 남북한 모두에게 불행한 사건이다. 일본이 북한에 적개심을 보일수록, 북한을 견제해야 한다는 정서가 더 커질수록 일본의 군사력 증대 등으로 인한 동북아 긴장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일본의 오랜 수구 정당인 자민당이 곤경에 처하면 처할수록, 그와 유사한 보수 정당이 더 선명성을 얻고자 노력할수록 북한을 나쁘게 만들기는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긴장은 더욱 높아질 거라는 말이다. 한류 이야기하려다 너무 멀리 가버렸다. 하지만 대중문화도 텔레비전 언저리에서만 말할 것만도 아니다. 동북아 정세와 텔레비전 드라마를 연결시키는 일도 가능하다. 당연히 가능하다. 한류를 더 연장시키고, 그를 통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하려면 이제 역사 이야기도 그 안에 좀 담아야 할 것 같다. 일본의 교과서가 역사를 비켜갈수록, 일본 사회가 역사를 잊고 긴장을 불러일으킬 군사강국으로 갈려고 할수록 역사를 담은 한류를 좀 퍼트리면 어떨까 싶다. 다행히 일본은 어느 한 곳에 미치면 그곳에만 집중하는 이들이 많으니 그들이라도 한번 겨냥해보자. 욘사마 못지않게 관심가질 그런 캐릭터 한번 만들어 보면 어떨까. 정대세와 그 형님이 정이세의 이야기쯤이면 충분히 관심을 가질 만도 하건만. 일본에 대해 가진 막연한 적개, 무시, 혹은 친근감을 떨치고 진짜 더불어 평화롭게 살아갈 궁리를 해야겠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서로가 너무 많이 알아야 하는 것 아닐까. 한일 정상 외교를 앞두고 욘사마가 청와대를 방문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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