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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명을 다하게 된 <일요일오락판>은 1952년 6월 마지막 방송을 한다. 그 날의 인사는 일본 방송사에서 두고 두고 회자된다. 프로그램의 마지막에 "그럼, 한 발 먼저 갑니다, 안녕히"라고 인사를 덧붙였다. 비판적 프로그램의 방송 자유가 사라지면 청취자의 자유가 다음 차례로 사라진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오늘은 <일요일오락판>이 한 걸음 먼저가지만 내일은 '당신들' 차례가 될 것이라는 암시였다. 프로그램의 중지에 항의하고, 수신료를 거부하는 움직임까지 일었었다. NHK의 전쟁 이후 내부 민주화 운동은 그런 식으로 풀이 꺽이고 만다. 그런 다음 이미 보수화된 신문은 연일 NHK의 진보적 색채를 야단치고 나선다. 정부에 대한 비판을 "국회와 정부에 대한 조롱"이라며 꾸짖었다. NHK의 성격을 바꾸기 위해 국회에서 방송법을 개정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고 여론을 만들어 갔다. 이후 NHK는 양적 성장을 거듭했지만 전쟁 후 민주화의 움직임을 성사시키진 못했다. 오히려 좌절된 민주화 운동 경험은 NHK로 하여금 정치 권력의 눈치를 보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한 발 먼저가는 방송인들, 방송 프로그램이 있어 떠 올린 일본 이야기였다. 50년도 넘은 세월을 거슬러 가는 한국 꼴에 헛 웃음이 나온다. 정부와 정치권력에 대한 비판에 재갈을 물렸던 자민당은 몰락하고 말았지만 그들이 남겨 놓은 유산은 너무도 버겁다. 일본 사회를 몰염치하게 만들었고, 대중들의 삶을 곤욕스럽게 만들어 놓고 손을 털고 떠났다. 한 걸음 먼저 보낸 <일요일오락판>의 신세에 접어든 일본 대중들은 그 때 왜 더 많이 항의하고, 수신료거부를 치열하게 하지 않았는지를 후회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판박이 사건들이 일본의 과거에 고스란히 있었다는 사실을 대할 때 마다 깜짝 깜짝 놀란다. 사건 사건 고비마다 비슷한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사실도 놀랍다. 일본이 먼저 간 한 걸음 한 걸음에 눈길이 가는 것도 그런 이유다.
3개 이상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EBS 사장 후보로 공모에 응할 만 하다 (요즘은 듣보잡들도 사장에 응모하고 있으니 유능한 시민들의 사장 참여도 가능하지 않을까). 우리는 그 만큼 EBS를 잘 모른다. ‘지식 채널’로 젊은 가슴들을 꿈틀거리게 했고, ‘스페이스 공감’을 통해 우리를 춤추게 했지만 그를 잘 모른다. 모를 뿐만 아니라 그 살림살이에 대해서도 무관심한 편이다. 시청자의 무관심에 편승한 탓일까. EBS 굴욕 사건들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얼마 전 EBS 이사진을 선임 발표했다. 선임된 이사진에서 이사장을 호선해 발표했다. EBS 시청자 위원회에서 우려 성명을 낼 정도로 면면이 쑥스럽다. 내부 제작진들의 반발도 만만찮다. 이사장으로 선임된 자는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장관 검증과정에서 낙마를 한 인사다. 게다가 EBS와 이해관계를 다툴 여지가 있는 회사의 사외 이사이기도 하단다. 경쟁의 여지가 적잖이 있는 방송사 사장도 EBS이사로 선임되었다. KBS 사장 교체 과정에서 분란의 여지를 남겼던 이도 이사로 선임되어 입성했다는 소식이다. 5개 채널을 운용하고 있는 EBS로서는 굴욕스러운 일이다. 지난 정권에서 전직 교육 관료가 EBS사장으로 선임되었을 때 비민주적 절차를 거쳤을 뿐 아니라 부적격자라며 장기간 투쟁을 벌였던 EBS다. 그런데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장관 자리에서 낙마한 인사에다 타 방송사 사장, 소란의 핵심이었던 사람이 이사로 선임되었으니 굴욕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밖에.
송신설비도 없이 송신을 KBS에 의존하고 있고, 수신료의 3%로 살림살이를 꾸려가는 EBS로서는 그 사정에 능통한 전문가를 절실히 요청해 왔다. 타 지상파 공영방송의 빈틈을 메우려 동분서주해온 제작진들은 자신을 보듬어줄 전문가를 기다려 왔다. EBS의 위축을 걱정해온 시민사회도 그런 사장, 이사진을 염원해왔다. 하지만 그런 기대, 염원, 요청은 모두 무산되고 말았다. 이 같은 굴욕은 이미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EBS의 이사진 및 사장 선임권을 지닌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몇몇 예언을 흘렸다. 최시중 위원장은 EBS가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중요 수단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었다. EBS의 위상은 하루아침에 입시 방송으로, 정부 방침을 따라야 하는 관영형 방송으로 격하 언급된 셈이다. 교육부 산하기관이던 교육방송을 교육방송공사로 지위를 격상시켜 도곡동에 자리잡게 한 이유는 그것에 자율성을 부여하기 위함이었다. 입시 교육 뿐 아니라 전인적이며 길게 가는 평생교육을 책임있게 수행해달라는 시민사회의 간절한 바람 탓이었다. 어린이 프로그램을 모두가 줄여가도 ‘방귀대장 뿡뿡이’를 남겨 두고 음악 매니아를 위한 ‘스페이스 공감’을 편성하는 그런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이었다. EBS는 사장 공모 절차를 앞두고 있다.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이다. 입시 방송으로 전락하지 않게 하고, 학교 교육이 해내지 못한 일을 보완하고,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한 이에게 혜택을 주며 전인적 성장을 위해 평생교육을 해내는 EBS가 될 수 있도록 관심의 눈초리를 보내야 할 때이다.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은 지켜야 하는 것이 때로는 시민들의 의무이기도 하다. (이 글은 한국일보 9월 25일자에 실렸습니다)
한국언론정보학회 분과모임 문화정치연구회에서 재미난 기획을 했네요. <What’s Up> 시리즈와 함께하는 금요 강독 모임을 다음과 같이 개최 한다고 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보여주세요.
◀ 다 음 ▶
1) 제목: <What's Up> 시리즈와 함께하는 금요 강독 모임 2) 장소: 혜화동 이음책방 3) 기간: 10월 9일~12월 3일(2개월) 4) 시간: 금요일 저녁 7시 - 10시(3시간) 5) 주최: 언론정보학회 문화정치연구회,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이음책방 6) 후원: 새물결출판사 7) 내용 ▷ 진행: 전규찬(영상원 교수, 문화정치연구회장) ▷ 일정 - 첫 번째 이음(10월 9일): 김항(고려대 연구교수), 『말하는 입과 먹는 입』 - 두 번째 이음(10월 23일): 한보희(연세대 박사과정), 『전체주의가 어쨌다구?』 - 세 번째 이음(11월 6일): 김항(고려대 연구교수), 『예외상태』 - 네 번째 이음(11월 20일): 정일준(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쓰레기가 되는 삶』 - 다섯 번째 이음(12월 3일): 박진우(연세대 국학대학원 연구교수), 『호모사케르』 ▷ 참가비: 이음책방에서 직접 책을 구입 시 무료(아닌 경우 회당 5,000원)
방송 관련 학계가 마련한 한 토론회 자리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최시중 위원장은 기업을 위해 학계, 언론 등 사회 전반이 기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기업을 사회 중심에 두자는 주장 같아 여간 염려스럽지 않다. 기업의 중요성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나라 살림이 더 좋아져야 한다는 그의 진정 어린 충심도 무시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개발도상에 놓여 있던 그런 시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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